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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투자 인사이트

RE100 시대,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기업 성공-실패 사례 종합 분석

by 기후지기 2025. 6. 25.

RE100, 왜 지금 주목받을까?
— 현 정부 정책과 국내·외 기업 사례로 살펴본 2025년 판도

1. RE100 한눈에 보기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전 세계 기업들이 “우리가 쓰는 전기를 100 % 재생에너지로 바꾸겠다”라고 공개 선언하는 연합입니다. 2025년 현재

전 세계 474개 기업

이 참가해 연간 580 TWh(테라와트시) 이상의 전력을 재생원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는 브라질 한 나라의 연간 소비량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운동을 주도하는 주체는 영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과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입니다. 참여 기업은 목표 연도·로드맵·매년 진척 보고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며, 2024년부터는 건설 후 15년 이내 발전소 전력만 인정하는 등 기준이 더 엄격해졌습니다. 이는 단순 인증서 거래보다 신규 설비 투자를 유도하려는 취지입니다.

2. 이재명 정부의 RE100 지원 정책

2-1. 산업용 PPA 전면 확대

새 정부는 2025년 6월 ‘산업용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확대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제조업체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허용 범위를 연간 1GWh → 500MWh까지 낮춘 것입니다. 이를 통해 중견·중소기업도 손쉽게 RE100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2-2. 고정가격 경쟁입찰·REC 시장 안정화

  • 태양광·풍력 고정가격 경쟁입찰: 2025년 상반기에만 풍력 1.25 GW, 태양광 1 GW 물량이 공고돼 “가격·물량 불확실성”이 컸던 REC 시장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 K-RE100 전용 금융지원: 에너지공단은 설비 투자비의 최대 70 %를 연 1 %대 금리로 지원하는 ‘2025년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사업’을 가동했습니다.
  • REC 가격 상한제 + 장기계약: REC 급등(2024년 평균 8만 원 수준)을 완화하기 위해 발전공기업이 10년 장기 고정가로 REC를 매입, 기업은 비용을 예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2-3. 해상풍력·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

국정과제에 포함된

에너지고속도로

구상은 서남권·전라도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9 GW 이상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초고압 직류(HVDC)로 수도권까지 전력을 실어 나르겠다는 내용입니다. 증권가에서는 “해상풍력 밸류체인(씨에스윈드·삼강M&T 등)이 최대 수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4. 중소기업·지자체 동반 프로그램

정부는 ‘재생E 매칭포럼’을 신설해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을 묶어 공동 PPA·공동 REC 구매를 주선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농형 태양광·노후 공단 지붕형 태양광 사업에 참여하면 발전 수익 일부가 지역 기금으로 환류돼 ‘지역 상생’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입니다.

3. RE100으로 “得”을 본 기업

3-1. 구글 – 데이터센터 전기료 리스크 제로화

구글은 2017년 이미 ‘연 100 % 재생전력’ 달성을 선언했고, 2025년 현재 PPA 누적 용량이 5.5 GW를 넘어섰습니다. 장기 고정단가 덕분에 연료가격 급등기에도 전기료 변동이 거의 없었으며, 글로벌 투자 총액은 35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3-2. 칼스버그 – “탄소중립 맥주” 프리미엄

칼스버그 덴마크는 10년 PPA(연 29 GWh)로 자사 양조장 전력을 100 % 태양광으로 전환, ‘탄소중립 맥주’ 마케팅에 성공했습니다. PPA 체결 자체가 새로운 태양광 발전소(81 GWh 규모) 건설을 촉진해 ‘추가성(Additionality)’을 확보했다는 점도 ESG 투자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4. RE100이 ‘비용’이 된 기업

4-1. LG전자 – REC 가격 급등으로 제조원가 부담

LG전자는 2030년 60 %·2050년 100 % 달성을 목표로 RE100에 가입했지만, 2024년 ~2025년 사이 REC 현물 가격이 두 배 넘게 뛰면서(5만 → 8만 원) 공장 가동 원가가 상승했습니다. 일부 생산라인은 목표 연도를 1년 늦춰 잡는 등 계획 수정에 나섰습니다.

4-2. TSMC – 전력 부족과 고액 PPA

대만은 재생에너지(특히 해상풍력) 공급 지연으로 PPA 프리미엄이 높아졌습니다. TSMC가 Ørsted와 체결한 대형 PPA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바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계약 단가가 높습니다. 게다가 산업용 전기료 인상·빈번한 정전까지 겹치며

“RE100은 좋은데, 대만에서는 수지가 안 맞는다”

는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5. 한국 기업·투자자 관점의 기회와 과제

5-1. 기회

  • 해상풍력·HVDC : 새 정부 프로젝트 덕분에 터빈·케이블·부품사 밸류체인에 중장기 수주 랠리가 기대됩니다.
  • 분산형 태양광·ESS : 고정가격 경쟁입찰 확대와 금융지원으로 IRR(내부수익률) 개선 → 캠퍼스·물류센터 지붕형 태양광 투자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 RE100 인증 컨설팅·데이터 플랫폼 : CDP 보고·공시 의무가 강화되면서 관련 SaaS 시장도 성장세입니다.

5-2. 과제

  • REC 가격 변동성 : 상한제·장기계약이 도입됐지만 발전량 변동·보급 목표에 따라 가격이 여전히 출렁일 수 있습니다.
  • 그리드 제한 : 출력 제어(Curtailment)를 피하기 위한 계통 보강,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의무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 인증 기준 강화 : 2024년부터 ‘설비 15년 룰’이 적용돼 오래된 REC로는 RE100 인증을 받기 어려워졌습니다.

6. 5가지 체크리스트

  1. 목표 연도 재설계 : REC 시장·정부 입찰 물량을 감안해 현실적 로드맵을 다시 짠다.
  2. PPA 다각화 : 태양광·풍력뿐 아니라 수열·소수력·바이오가스 등 조달원을 넓혀 리스크를 분산한다.
  3. 장기 고정가·옵션 조합 : SMP(도매가격) 급등·급락에 대비해 PPA+REC 옵션을 섞는다.
  4. 데이터 투명성 : CDP·TCFD 보고서에 실시간 전력 사용 데이터를 반영해 투자자 신뢰를 높인다.
  5. 지역 상생 : 영농형 태양광·군전역 ESS 등 지역 기반 프로젝트로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한다.
“RE100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전력비 예측브랜드 가치, 그리고 정책 수혜를 동시에 좌우하는 ‘기업 생존 전략’이 되었다.”

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활용해, 우리 기업·투자자 모두가 RE100 시대의 승자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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